까놓고 말해서, 노무현처럼 임기중에 저리도 대놓고 욕 많이 먹은 대통령이 또 있나 싶다.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서 대통령이란 곧 왕이었다. 이건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 노인네 탓이 크다. 그는 시민혁명으로 쫓겨나는 그날까지 지가 왕인줄 알았다. 지말마따나 지가 양녕대군의 후예라서 그리 살았는지. 그 이후에 정권을 잡은 대통령들도 다 마찬가지였다.
이승만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다 지가 왕이라고 착각했다. 심지어 박정희 같은 놈들은 온 나라가 지가 사단장 잡고 있는 병영이라고 착각하기까지 했다. 이러니 대한민국이라는 말만 민주공화국에 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 내릴 수가 있나. 어떤 개념없는 사람은 그래서 한국엔 민주주의가 안어울린다는 개소리까지 찍찍 싸대기까지 했다. 권력자의 말 한마디에 자기 목숨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날아가버려도 그런 소리가 나왔을라나.
대한민국은 전제군주제가 아니라 입헌공화제 국가다. 쉽게 말해 민중의 동의에 의한 헌법에 의해 민중의 투표로 선출된 행정수반이 국가행정을 통치하는 나라란 말이다. 절대 대통령을 가장한 왕이 다스리는 나라가 아니다. 근데 이 단순한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종종 까먹는 거 같다.
지금까지 저 단순한 사실에 가장 적합한 대통령은 아마도 16대 대통령인 노무현이 아닐까 한다.
노무현의 가장 큰 업적은? 2차 남북정상회담도 행정수도이전추진도 경제살리기노력도 아니다. 바로 대통령이 대놓고 욕 먹을 수 있는 사회가 그의 가장 큰 업적이다.
아직도 박정희, 전두환 새끼들을 그리워하는 사람들, 과연 내년에 저 두 꼴통새끼를 능가하는 꼴통이 대통령이 돼 역사가 7,80년대로 후퇴하게 되면 살만 하겠냐? 술먹다가 "아 이놈의 세상 살기 졸라 힘드네! 정치가 어쩌고 저쩌고..."하다가 갑자기 나타난 검은 양복에 썬구리 괴한들에게 끌려가 어딘지도 모를 지하실에서 고추가루물을 코로 실컷 먹어도 역시 박통시절이 좋았어, 이딴 소리 지껄일라나?
그래, 사실 노무현, 임기중에 잘한거 참 별로 없다. 전대 대통령들이 뿌려놓은 똥물 치우느라 정작 자기가 뜻했던 정책들 제대로 수행한 거 별로 많지 않다. 뭐 하나 하자면 일단 반대부터 하고보는 개잡놈들 상대하느라 참 욕도 많이 봤다. 게다가 세상엔 [이게 다 노무현 탓이야]라는 신종 유행어도 생겼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이 든다. 물론 사사건건 딴지 거는 잡놈들 없고 뭘 하든 꼬치꼬치 따져서 잘잘못을 가리고 드는 민중들이 있었다면 정말 위인전에 이름이 실릴 대통령이 됐을지도 모르지만,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이대로도 충분하다 싶다. 종종 하는 말이지만, 한국사람들은 휘어잡기보단 확 풀어놔야 알아서 잘들 하는 사람들이다.
5년동안, 내가 찍었지만 참 일 못한다...는 생각은 의외로 저 위에 링크된 페이지의 동영상을 보고 많이 날아가버렸다. 그동안 방송용이 됐든 대외선전용이 됐든 공개석상에서 고위공무원에게 저런 식으로 말하는 대통령은 보지 못했다. 5년 내내 저런 모습만 봤음 더 좋았을테지만, 이제 임기 몇달 안남은 상태에서라도 저런 모습 보여준 거에 날아가던 존경심이 쪼금은 되돌아오는 거 같다.
이제 임기 마치고나면 뭘 할까 싶지만, 맘같아선 다시 변호사로 복귀해서 예전처럼 없는 사람 대가 없이 도와주는 그런 노무현씨가 되길. 만약 그런다면 딸내미들이 존경하는 대통령이 누구냐고 물었을 때 서슴없이 "노무현"이라고 대답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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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layse's board 2007년 12월 14일 10시 22분
제목 : 노무현
노무현대통령이 민주평통회의에서 고건총리를 '실패한 인사'라고 폄하했다며 각종 언론에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그 파장도 꽤 큰모양.
근데... 아래가 연설 원문이다. '실패한 인사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