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교회다니면서 본 성서가 생각나서 찾아보니 [Eli]란 말이 히브리어로 [내 하나님]이라나... 주요 등장인물의 작명센스가 참 거시기한데, 게리 올드만이 연기한 [카네기]는 알다시피 미국의 철강재벌 앤드류 카네기를 바로 연상시키니, 신과 권력(그게 금전적인 거건 정치적인 거건)을 가진 인간과의 싸움에서는 결국 인간이 쳐발린다는 아주 고전적인 교훈을 주는 영화다. 여주인공의 [솔라라Solara]라는 이름도 태양과 관련된 단어인지라(도요타에서 나왔다는 차하고는 관계 없는듯), 그 노골적인 엔딩을 보면 왜 쟤 이름이 솔라라인지 알 것도 같고, 솔라라의 엄마는 또 [클라우디아Cloudia].... 카네기의 심복인 [레드리지]는 붉은 산마루란 뜻인데... 여기까지 따지고 들면 좀 많이 억지일듯.
사실 종교스러운 컨텐츠는 안중에 두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본 건 순전히 간만에 악역으로 돌아온 게리 올드만을 보기 위해서였는데, 사실 캐릭터가 좀 찌질해서 그렇지 게리 올드만의 연기는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특히 그 표정연기... 아아아아..... 그래도 그 큰 도시(라고 쓰고 촌락이라고 부르는...)를 다스리던 절대권력자가 추종자 몇몇 죽었다고 그렇게 쉽게 무너지는 건 사실 좀 말이 안되지. 뭐 기반이 위태위태하기 때문에 그렇게도 그 책을 얻으려고 발광을 했다고 들이대면 뭐 그러냐 하겠지만... 근데 카네기의 권력의 중심은 자기만 알던 숨겨진 지하수가 아니었던가? 물이 귀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 물의 공급원만 잡고 있으면 굳이 그딴 책따위 없어도 충분히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텐데. 현대에 석유재벌들 하고 사는 것처럼. 뭐 인간이 수완이 없어서라고 하면 할 말 없다만. 그 잘났다던 히틀러도 막판엔 오컬트에 목 매다가 망했다잖아. 뭐 망한게 오컬트 때문은 아니다마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좋아는 하는데, <더 로드>를 읽고나니 이제 웬만한 건 죄다 시시해져서 그냥 살만한 세상이네... 이러면서 봤다.
중간에 노부부 집을 둘러싸고 쌈박질할 때의 롱테이크는 <칠드런 오브 멘>의 그것에 비하면 그냥 시시하지만 나름 봐줄만했고...
마지막쯤에 카네기가 득템하고선 끌어안고 좋아하는 장면을 보면서 왜 자꾸 <제 5 원소>가 생각나던지.....
난 <더티 댄싱>은 <못말리는 비행사>에서 패러디된 것과 로드숀지 스크린로만 봤는데, 제니퍼 빌즈, 그 나이 먹고도 그 수준의 외모라니..... 엄마와 딸이 아니라 언니와 동생인 줄 알았음.
잡화점 할아버지는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다 했더니, 코폴라의 <드라큐라>에서 랜필드로 나왔던 가수 겸 배우 톰 웨이츠. 이번에도 게리 올드만의 부하.....
알카트라즈 교도소가 인류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니..... 또 웃긴 건 말콤 맥도웰 영감님 얼굴을 못 알아봤다는 거... 안면인식 장애가 점점 심해지는 듯..... 또또 웃긴 건 덴젤 워싱턴 수염 밀고 머리 밀고 반들반들하게 해서 눕혀 놓으니깐 진짜 얼굴 못알아보겠더라는 거....
이 영화가 주는 고전적 교훈 말고 현대적 교훈이라면, 자동차 대시보드 위에 위험한 물건을 두고 조수석에 타지 마시오, 정도일까나....
뭐 결국 성령만 내리면 평범한 마트 직원도 초강력 전투천사가 될 수 있다는 얘기. 것도 적당한 거리만 있으면 총알도 비켜가게 만드는. 그래봤자 코앞에서 쏘면 맞더만. 근데 솔라라는 전투천사가 아니잖아. 걘 안 될 거야 아마.... 불쌍한 솔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