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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8월 13일   [살인마가족(House of 1000 Corpses)] (2)


[살인마가족(House of 1000 Corpses)] 영화 보고 떠들기 - 2007년 08월 13일 12시 03분
2007년 08월 13일 12시 03분 2007년 08월 13일 12시 03분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horror rock] 정도가 될까, 하여튼 기기묘묘한 외모로 무장하고 나와서 해괴한 노래를 불러대던 이가 하나 있었으니, 그 이름도 참으로 호러블해서 [롭 좀비]라 불리우던 사람이 하나 있었다.
왜 좀비냐고? 자기가 좀비라서가 아니라, 1932년에 만들어진 벨라 루고시 주연의 호러영화 <화이트 좀비>를 너무 좋아해서 뒤에 [좀비]만 따다 붙였단다. 게다가 자기가 리드보컬을 하던 밴드 이름까지 [화이트 좀비]로 지었던 그는 어느날 솔로로 데뷔해서 세장의 앨범을 내더니만 이번엔 경력을 급선회해서 영화를 한 편 만들었다.
자기가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하고 사운드트랙까지 맡아서 내놓은 이 영화의 제목은, 그가 감독으로 타이틀을 바꾸기 직전에 내놓은 앨범 <American Made Music To Strip By>의 마지막 트랙과 같은 <House of 1000Corpses>, 1000구의 시체의 집이다.

기억으론 그가 영화를 찍는다고 했을 때 많은 평론가들이 상당히 우려를 했다고 들었던 거 같고, 실제로 영화가 공개됐을 때 평론가들은 좋은 소리를 안했다고 알고 있다. 사실 롭 좀비는 그의 데뷔작에서 신인감독들이 늘상 저지르는 짓거리를 어김없이 저지르고 말았는데, 아무래도 감독 자신이 주체하지 못했을만한 이미지의 과잉이 그것이다. 대부분의 신인감독들이 의욕만 너무 앞선 나머지 이미지를 남용하다가 결국 그 이미지에 자기 스타일이 먹혀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롭 좀비 역시 그 함정을 피해가진 못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또 그게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도 있는 게, 롭 좀비의 원래 직업이 비쥬얼한 뮤지션이고 그 자신이 고전 호러영화의 엄청난 팬이며 대학에서 일러스튼지 애니메이션인지를 전공한만큼 비쥬얼에 있어선 그냥 어정쩡한 인물이 아닌 데다가 [화이트 좀비]와 자신의 싱글앨범들에 들어가는 일러스트를 직접 그렸고 <비비스와 벗헤드 미국을 하다>에선 작정하고 자기 노래가 나오는 부분의 애니메이션 시퀀스를 직접 만들었을 정도라는 점을 보자면 애시당초 이런 이미지의 과잉이 롭 좀비라는 영화감독의 시각적 스타일이구나 하도록 수긍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는 거다.

그리고 그가 그동안 줄창 불러왔던 노래들의 내용이 대체로 호러영화틱한 가사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볼 때 최소한 이 영화가 장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국내 호러영화들이 매번 죽을 쑤는 이유가 감독이 장르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만들기 때문이라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때문에 이런 기본적인 마인드가 이유없이 부러워질 때가 자주 있다. 그리고 최소한 롭 좀비는 자기가 만드는 영화의 장르를 제대로 이해하고는 있었기 때문에 영화가 기본은 갈 수 있었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토비 후퍼의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의 영향이 강하게 풍긴다. 일단의 젊은이들이 여행을 하다가 시골의 작은 마을에 들른다. 그리고 그다지 정상적이지 않은 한 가족을 만나고 곧 피철철의 악몽을 겪게 된다. 끝.
단적으로 이 영화의 파이어플라이 가족은 레더페이스 가족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며 파이어플라이 가족의 아빠인 오티스는 희생자 중 한명인 데니스의 아빠 얼굴과 가슴의 가죽을 벗겨내어 뒤집어쓰고 논다. 오티스의 아들 가운데 둘은 레더페이스처럼 괴력을 가지고 있으며 막내 타이니는 레더페이스처럼 비정상적인 외모를 갖고 있다. 제정신이 아닌 할아버지도 있고, 외동딸 베이비를 연기한 세리 문은 모 티비쇼에 출연해 전기톱 모형을 갖고 놀았다.
이렇게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와 이 영화의 접점은 찾아보면 더 나올 만큼 많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으니, 파이어플라이 가문엔 딸내미가, 그것도 아주 쎅시한 매력을 철철 뿜어내는 젊은 여자애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얘도 똘끼로 보자면 멀쩡한 사람 아작내서 해괴한 괴물로 만들어버리는 즈이 아빠와 차이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영화가 시작하면 고전 호러영화를 연상시키는 인서트와 함께 캡틴 스폴딩이라는 광대가 운영하는 주유소-편의점-공포라이드-치킨집의 광고가 나온다. 이 캡틴 스폴딩이란 인물의 정체는 약간 모호하게 그려지고 있는데, 어쨌든 파이어플라이 가족과 깊은 유대관계를 갖고는 있는 걸로 보인다. 오티스가 희생자를 납치해다가 괴상한 괴물의 박제 또는 미이라로 만들어버리면 그걸 캡틴 스폴딩이 자기 가게에 가져다가 전시해놓는 달까.
그리고 곧 이 가게를 털려던 불쌍한 2인조 강도의 비참한 최후가 지나고나면 국토횡단여행을 하며 괴상한 이야기들을 수집하는 두 커플이 나온다. 그들은 하필 기름을 넣으러 캡틴 스폴딩의 가게에 들르고 거기서 닥터 사탄의 이야기를 듣고 만다. 호기심이 동한 일행의 두 남자는 기필고 닥터 사탄의 흔적을 보러가려고 하고, 도중에 집에 가는 중인 쭉빵언니 한명을 차에 태운다. 곧이어 타이어가 터지고, 일행은 쭉빵언니의 집에 어쩔 수 없이 초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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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스폴딩의 광고 스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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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시퀀스는 고대로 롭 좀비의 노래 <House of 1000 Corpses>의 뮤직비디오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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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 라이드를 타고 즐거워하는 네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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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사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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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파이어플라이. 저래봬도 당시 나이 32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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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립싱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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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플라이 가족의 막내아들 타이니(T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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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구의 시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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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 선생님 되시겠습니다. 헬레이저 시리즈와 맥팔레인 토이즈에서 나온 피규어들을 많이 보셨으면 기시감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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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롭 좀비는 챨스 맨슨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 장면에서 오티스는 마치 교주의 형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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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생존자. 그러나......

*본 포스팅에 쓰인 스크린샷 이미지의 저작권은 Universal Pictures와 Spectacle Entertainment Group에 있습니다.*

이렇듯 아주 모범적인 장르 내러티브를 따라가는 이야기는 당연히 여자주인공의 탈출로 끝내는 척 하다가 가벼운 반전을 보여주고 끝나는데, 미국식 호러가 다 그렇듯 이 영화도 뻔한 이야기보다는 괴물-살인자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더 큰 성의를 보여준다.
약간은 괴퍅하지만 그래도 평범한듯한 외견을 보이는 파이어플라이 가족의 악마성은 막판으로 넘어가며 마지막 생존자의 험난한 여정 속에서 제대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왜 영화의 제목이 <1000구의 시체의 집>인지도 여실히 드러나게 된다.
따지고보면 1000구-인지 10000구인지는 세어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암튼 졸라 많은 시체들과 닥터 사탄이 등장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일라이트라고 할만 하다. 마치 클라이브 바커 또는 토드 맥펄레인의 세계에서 빌려온 듯한 닥터 사탄과 도끼맨의 형상은 다소 갑작스럽긴 하지만 이 영화가 전혀 논리성을 바탕에 둔 영화가 아니라는 점을 보면 인정하지 못할 것은 없다. 외려 그런식으로 잡탕찌개식의 영화를 만들어놓고 낄낄대며 즐기자고 하는 롭 좀비의 모습이 떠오를 것만 같다고 하면 오버일라나.

끊임없이 끼어드는 불안정한 인서트들-네가티브나 필름 그레인, 화면분할, 고전호러스타일의 각종 효과들을 쳐바른 정신 산만한 편집과 모범적일만큼 정석을 따라가는 내러티브, 유명 호러영화들에서 빌려온듯한 각종 설정과 비쥬얼들, 그리고 깔끔한 결말까지, 이 영화는 여러모로 장르의 열렬한 팬이 시범삼아 만들어봄직한 요소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아주아주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그래도 장르팬들이 웃고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다.(혹시라도 사람이 마구마구 죽어나가는 게 그리도 웃기냐고 묻는다면, (적어도 서구에선)호러와 코메디라는 두 장르의 차이는 포스트잇 한장 두께만큼 난다고 말해주겠다.)
좀 열받긴 하지만, 그래도 롭 좀비란 인간이 상당히 잘난 놈이라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을 거 같다.
(게다가 그놈은 마누라도 예쁘다. 베이비 파이어플라이를 연기한 셰리 문은 롭 좀비의 마누라다. 웃음소리가 아주그냥 작살이고, 댄서 출신이며, 롭 좀비의 세번째 앨범의 커버아트를 장식한 인물로 무려 1970년생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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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언니가 셰리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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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e 2007년 08월 13일 14시 06분
세일러 문 언니 정말 깜찍한데요.
그러고 보면 확실히 감독이란 직업 좋은거 같아요.
골라서 결혼을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직업 이군요.
별쥐 2007년 08월 13일 23시 05분 
그래도 저보다 나이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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