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의 남자마술사 이후로 또 회사일 땜에 일러스트를.... 그것도 [기둥]을 그리다가 조니 뎁이 일본에 왔다갔다는 말을 듣고 그냥, 또, 남자를....... 그려놓고 보니 역시 뭔가가 어색한게 영.....(10분, 15분, 20분이라는 타임리미트의 압박이 그림을 망친다니깐...)
둘이 처음 만난 건 조인트 동문회에서였다. 남자는 공과대, 여자는 인문대였다. 둘은 한눈에 상대가 엄청 별볼일 없는 그저그런 떨거지임을 알아차렸다. 떨거지들은 어쩌다보니 커플이 돼있었고, 남자는 학점 때문에 기숙사에서 쫓겨날 처지가 되자 여자의 자취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둘만의 동거는 처음엔 어쩐지 가슴설레는 일이었을테지만, 한달여가 지나자 어쩐지 시큰둥한 게 돼버렸다. 그리고 남자는 여자에게 집안을 안 치운다고 구박을 했고 여자는 남자에게 안 씻는다고 구박을 했다. 여자는 남자에게 말했다. "여기 내 집이거든? 정 보기 싫으면 니가 치우든지, 치우기 싫으면 나가든지!" 남자는 씨발거리며 옷을 챙겨입고 나가버렸다. 남자는 조교의 구박을 받으며 과사무실 쇼파 위에서 쪼그리고 잠을 잤다. 새벽같이 잠이 깬 남자는 과사무실에 굴러다니던 비디오 테이프 하나를 발견해 여자의 자취방으로 들고 왔고 새벽잠이 깬 여자는 아무 말 없이 문을 열어 줬다. 둘은 딱 두 개피 남은 담배를 나눠 피우며 비디오 테이프를 데크에 걸었다. 비디오 테이프는 철지난 포르노였고 둘은 그냥 무덤덤히 티비 화면만 쳐다보고 있었다.